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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의 격언 중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많은 투자자가 이 말을 금과옥조로 여기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종목을 매수합니다. 그런데 과연 내 계좌에 50개, 100개의 종목이 담겨 있는 것이 진정한 분산 투자일까요?
전문가들은 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다종목 보유는 투자가 아니라 '수집'에 가깝다고 경고합니다. 오늘은 소위 '다이소 매매'라 불리는 백화점식 투자의 위험성과, 개인 투자자에게 적합한 최적의 종목 수에 대해 심층 분석해 드립니다.
이야기: 종목은 100개인데 수익률은 제자리인 김 과장의 미스터리
🛒 주식 쇼핑 중독 주식 투자 3년 차인 김 과장은 자칭 '안전 제일주의자'입니다. 그는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섹터별로 좋다는 주식은 죄다 사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반도체가 뜬다니 삼성전자를 사고, 2차전지가 핫하다니 에코프로를 사고, 바이오가 온다니 제약주를 담았습니다. 그렇게 하나둘 모으다 보니 어느새 계좌 속 종목은 100개를 넘어섰습니다.
📉 관리가 안 되는 동물원 문제는 실적 발표 시즌이 다가왔을 때 터졌습니다. 보유한 기업들의 실적 공시와 뉴스가 쏟아지는데, 김 과장은 100개 기업의 뉴스를 읽을 시간이 도저히 없었습니다. 어떤 기업은 상장 폐지 이슈가 터졌는데 모르고 지나갔고, 어떤 기업은 유상증자를 한다는데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 수익의 희석 더 허무한 것은 수익률이었습니다. 운 좋게 한 종목이 100퍼센트 급등했는데,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퍼센트밖에 안 되다 보니 전체 계좌 수익률에는 티도 안 났습니다. 반면 관리 안 된 10개의 잡주가 하락하니 그 수익마저 깎아먹었습니다. 김 과장은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이건 투자가 아니라 그냥 방치였구나."
1. 100종목 보유, 왜 '다이소 매매'라 부르며 비판할까?
피터 린치는 이를 두고 '악화(Diworsification)'라고 표현했습니다. 분산(Diversification)이 아니라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는 뜻입니다.
📉 수익률의 평균 회귀 종목 수가 너무 많아지면 내 계좌의 움직임은 시장 지수(인덱스)와 거의 똑같아집니다. 그럴 거면 수수료와 세금을 내며 개별 주식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냥 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사는 것이 정신 건강에도 좋고 수수료도 저렴합니다. 개별 주식 투자의 목적은 시장 초과 수익인데, 100개 종목은 이를 스스로 포기하는 행위입니다.
🧠 분석 불가능의 영역 전업 투자자나 펀드 매니저도 20~30개 종목을 깊이 있게 분석하고 관리하는 것이 한계라고 말합니다. 본업이 있는 개인 투자자가 100개 기업의 재무제표, 뉴스, 산업 동향을 매일 체크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내가 무엇을 샀는지도 기억 못 하는 투자는 도박보다 위험합니다.
2. 그렇다면 ETF를 사는 게 낫지 않을까?
만약 당신이 "나는 어떤 회사가 망할지 모르니 최대한 많이 사서 위험을 없애고 싶다"는 생각이라면, 개별 종목 100개를 사는 것은 최악의 선택입니다.
📊 ETF가 상위 호환인 이유 S&P500이나 나스닥100 같은 ETF는 자동으로 500개, 100개 우량 기업에 분산 투자해 줍니다. 심지어 실적이 나쁜 기업은 알아서 퇴출시키고, 좋은 기업을 편입하는 리밸런싱까지 해줍니다. 개인이 100개 종목을 사고팔며 내는 거래 비용과 세금, 그리고 리밸런싱의 수고로움을 생각하면 ETF가 압도적으로 효율적입니다.
3. 개인 투자자에게 딱 맞는 '황금 종목 수'는?
그렇다면 몇 개를 가져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일까요? 투자의 대가들과 통계학적 분석은 비슷한 숫자를 가리킵니다.
🎯 집중과 분산의 조화: 10개 내외 통계적으로 포트폴리오의 비체계적 위험(개별 기업 리스크)을 제거하는 데는 10개에서 20개 정도면 충분합니다. 그 이상 늘려봤자 위험 분산 효과는 미미하고 수익률만 떨어집니다.
워런 버핏: "확신이 드는 소수의 종목에 집중 투자하라."
개인 투자자 권장: 본업이 있다면 5개에서 10개 사이가 가장 적절합니다. 이 정도 숫자는 매일 뉴스를 챙겨보고, 실적 발표를 분석하며 대응할 수 있는 현실적인 범위입니다.
Q&A 백화점식 계좌 탈출, 이것이 궁금하다
포트폴리오 다이어트를 고민하는 분들을 위한 질문 정리입니다.
Q1. 이미 50개가 넘는데 어떻게 줄여야 할까요?
🗑️ 잡초 뽑기와 꽃에 물 주기를 하세요. 대부분의 투자자는 수익 난 것은 빨리 팔고(꽃 꺾기), 손실 난 것은 본전 올 때까지 기다립니다(잡초 키우기). 반대로 해야 합니다. 기업의 펀더멘털(기초 체력)이 훼손되었거나, 내가 왜 샀는지 이유를 모르는 종목부터 과감하게 정리하세요. 그리고 그 돈으로 내가 가장 잘 알고 확신이 있는 상위 3~5개 종목에 집중하는 것이 계좌를 살리는 길입니다.
Q2. 섹터별로 하나씩은 다 담아야 안전하지 않나요?
🚫 아니요, 내가 아는 분야에 집중하세요. 모든 섹터(반도체, 바이오, 자동차, 소비재 등)를 다 담으려다 보면 잘 모르는 기업까지 사게 됩니다. 내가 반도체 엔지니어라면 반도체 위주로, 의사라면 바이오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이 훨씬 승률이 높습니다. 모르는 분야에 분산하는 것은 안전장치가 아니라 무지(無知)의 소산입니다.
Q3. 소액이라서 여러 개 사보는 건데 그것도 안 되나요?
🌱 공부 목적이라면 괜찮지만, 수익 목적이라면 비추천입니다. 단순히 주식 시장의 흐름을 익히기 위해 1주씩 정찰병을 보내는 것은 공부가 됩니다. 하지만 자산을 불리기 위한 목적이라면 소액일수록 집중 투자가 필요합니다. 시드머니가 작을 때 100개로 쪼개면, 아무리 올라도 수익금이 너무 적어 자산 증식의 재미를 느끼기 어렵습니다.
마치며 내 그릇에 맞는 종목 수를 찾으세요
100개 종목을 가진 계좌는 겉보기엔 화려해 보이지만, 실속은 텅 빈 강정과 같습니다.
투자의 본질은 '내가 잘 아는 기업과 동업하는 것'입니다. 오늘 당장 계좌를 열어보세요. 기업 이름만 보고도 "이 회사는 무엇을 팔고, 최근 이슈는 무엇이다"라고 3초 안에 설명할 수 없는 종목이 있다면, 그것은 과감히 정리해야 할 대상입니다. 백화점을 폐점하고 전문점을 차리는 순간, 당신의 계좌 수익률은 달라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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