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참다랑어 역대급 풍어인데 왜 버릴까|참치 어획 쿼터와 가격이 내려가지 않는 이유
최근 동해안에서 대형 참다랑어가 한꺼번에 잡히는 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하루 어획량이 200톤을 넘을 정도로 풍어가 이어졌지만, 어민들은 마냥 반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제적으로 정해진 어획 한도와 국내 지역별 배정량이 있기 때문에 쿼터를 초과하면 판매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참치가 많이 잡혔는데도 가격은 크게 내려가지 않고, 자칫 폐기까지 이어지는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 동해안 참다랑어 어획량은 수온 상승과 먹이 생물 증가로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 정치망에 들어온 참다랑어는 골라서 피하기 어려워 쿼터 소진 후에도 혼획될 수 있습니다.
• 어획량이 늘어도 초저온 냉동과 가공 시설이 부족하면 소비자 가격이 바로 내려가지 않습니다.
• 이번 풍어는 단순한 호재가 아니라 동해 생태계와 어장 지도가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1. 🌊 동해안에서 참다랑어가 갑자기 많이 잡히는 이유
참다랑어는 흔히 참치라고 부르는 다랑어류 가운데 상품 가치가 높은 어종입니다. 주로 따뜻한 바다를 오가며 정어리, 고등어, 오징어 같은 먹이 생물을 따라 이동합니다. 과거 국내에서는 남해와 제주 주변에서 주로 관찰됐지만, 최근에는 경북과 강원 동해안에서도 대형 개체와 어린 개체가 함께 확인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배경으로 꼽히는 것은 동해 수온 상승입니다. 바닷물이 따뜻해지면서 정어리와 고등어 같은 난류성 어종의 분포가 북쪽으로 넓어졌고, 이들을 먹이로 삼는 참다랑어도 동해안을 따라 이동하는 일이 늘었습니다. 예전에는 여름과 가을에 집중되던 어획이 겨울과 봄에도 나타나면서 참다랑어가 동해에 머무는 기간도 길어지는 모습입니다.
2026년 6월에는 울진과 영덕을 중심으로 하루에 230톤이 넘는 참다랑어가 잡히기도 했습니다. 이틀 동안 잡힌 물량이 250톤을 넘는 사례도 나타났습니다. 한 번 그물에 들어온 물량만으로 지역에 배정된 쿼터 상당 부분이 소진될 수 있는 규모입니다.
겉으로 보면 어민들에게 큰돈이 되는 풍어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어획량이 갑자기 늘어나는 속도를 기존 관리 제도와 유통 시설이 따라가지 못하면 풍어가 오히려 부담으로 바뀝니다. 물고기가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너무 짧은 시간에 많은 물량이 들어와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따뜻해진 바다를 따라 어종의 분포가 달라지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참다랑어가 늘어나는 동안 오징어와 명태처럼 과거 동해를 대표했던 어종은 감소할 수 있어 어업 구조 전체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2. 📋 많이 잡힌 참치를 마음대로 팔 수 없는 어획 쿼터
참다랑어는 국제적으로 어획량을 관리하는 어종입니다. 회유성 어종은 여러 나라의 바다를 오가기 때문에 한 국가가 지나치게 많이 잡으면 전체 자원이 빠르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국제수산기구가 국가별 어획 한도를 정하고, 우리나라는 배정받은 한도 안에서 어업 방식과 지역별로 물량을 나눕니다.
쿼터제가 필요한 이유는 분명합니다. 참다랑어는 성장 속도가 빠른 소형 어종과 달리 자원이 고갈되면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제한 없이 잡도록 두면 단기간에는 어민 소득이 늘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어장 자체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문제는 지역별 실제 어획량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연초에 일정 물량을 배정해 놓아도 특정 지역 정치망에 참다랑어 떼가 한꺼번에 들어오면 며칠 만에 한도가 소진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배정량을 모두 사용하지 못하는 업종이나 지역도 생길 수 있습니다.
정부는 이런 문제를 줄이기 위해 사용하지 않은 쿼터를 다른 지역이나 어업 방식으로 전환하고, 일부 물량을 유보한 뒤 대량 어획이 발생할 때 긴급 배정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6년 동해안에서 참다랑어가 대량으로 잡히자 강원과 경북에 추가 쿼터가 배정됐습니다.
다만 행정 절차보다 어획 속도가 더 빠르면 문제가 생깁니다. 쿼터를 초과한 참다랑어는 정상적으로 위판하거나 판매하기 어렵고, 위반할 경우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어렵게 잡은 고급 어종을 앞에 두고도 어민들이 마냥 웃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3. 🕸️ 정치망 어업은 참치만 골라 피할 수 없다
동해안에서 많이 사용하는 정치망은 일정한 장소에 대형 그물을 설치하고 이동하는 물고기가 안으로 들어오도록 유도하는 어업 방식입니다. 어선이 물고기 떼를 쫓아다니며 잡는 방식과 달리, 물고기의 이동 경로에 그물을 설치해 두고 들어온 어종을 건져 올립니다.
정치망에는 고등어, 방어, 오징어, 정어리 등 다양한 어종이 함께 들어옵니다. 참다랑어 쿼터가 남아 있지 않다고 해서 참다랑어만 그물 입구에서 되돌려 보낼 수는 없습니다. 그물을 올리기 전에는 어떤 어종이 얼마나 들어왔는지 정확히 알기도 어렵습니다.
살아 있는 상태로 확인된 참다랑어를 다시 바다로 돌려보내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지만, 대형 개체가 수백 마리씩 들어오면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그물 안에서 다른 어종과 뒤엉키거나 인양 과정에서 상처를 입어 생존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작업자의 안전 문제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정치망 어민은 잡으려고 하지 않았어도 참다랑어를 포획한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쿼터가 모두 소진된 뒤 대량 혼획이 발생하면 상품 가치가 높은 물고기를 정상적으로 판매하지 못하거나 사료용 등 낮은 가치로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참다랑어를 목표로 고의로 초과 어획하는 행위는 규제해야 합니다. 그러나 여러 어종이 함께 들어오는 정치망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대량 혼획이 발생한 경우까지 같은 방식으로 처리하면 자원 낭비와 어민 피해가 커질 수 있습니다.
4. 🧊 참치가 많이 잡혀도 소비자 가격이 내려가지 않는 이유
동해에서 참다랑어가 대량으로 잡혔다는 소식을 들으면 횟집이나 마트의 참치 가격도 바로 낮아질 것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산지 어획량과 소비자가격 사이에는 위판, 선별, 손질, 급속 냉동, 저장, 운송, 가공과 판매 과정이 있습니다.
참다랑어는 잡은 뒤 처리 속도에 따라 품질과 가격이 크게 달라집니다. 선상에서 신속하게 피를 빼고 내장을 제거한 뒤 온도를 낮춰야 선도와 육질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고급 횟감용 참치는 일반 냉동창고가 아니라 매우 낮은 온도를 유지하는 초저온 설비가 필요합니다.
한꺼번에 수백 톤이 들어오면 위판장과 가공업체가 모든 물량을 즉시 처리하기 어렵습니다. 초저온 냉동고의 저장 공간이 부족하거나 전문 가공 인력이 충분하지 않으면 신선도가 떨어지고 상품 가치도 빠르게 낮아집니다. 많이 잡았다는 사실만으로 모두 고급 참치회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국내 참치 유통시장에는 원양어업과 수입을 통해 들어오는 냉동 참치도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동해안에서 일시적으로 잡힌 물량만으로 전체 시장의 공급 구조가 즉시 바뀌지는 않습니다. 산지 가격이 내려가더라도 가공비와 냉동비, 운송비, 유통 마진은 그대로 남기 때문에 최종 판매가격의 하락 폭은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어획량 증가를 소비자가격 인하로 연결하려면 지역 위판장 현대화, 초저온 냉동시설, 가공센터, 온라인 판매망과 수출 판로가 함께 구축돼야 합니다. 잡는 능력만 늘고 저장하고 판매하는 능력이 부족하면 풍어는 값싼 처분과 폐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5. 🌡️ 참다랑어 풍어가 보여주는 동해 생태계 변화
동해안 참다랑어 증가는 어민 소득을 높일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대형 참다랑어는 상품 가치가 높고 국내외 수요도 꾸준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가공하고 판매할 수 있다면 새로운 지역 수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참다랑어만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해수 온도가 변하면 먹이 생물의 분포와 산란장, 어종별 이동 시기가 함께 달라집니다. 특정 난류성 어종은 늘어날 수 있지만 차가운 물을 선호하는 어종은 더 북쪽이나 깊은 바다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어민 입장에서는 오랫동안 사용해 온 어구와 조업 시기, 주요 어종이 더 이상 과거처럼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기존 어종을 중심으로 설계된 위판장과 냉동시설도 새롭게 등장하는 대형 어종을 처리하기에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바다가 변하면 어획량만 조절할 것이 아니라 항만과 유통, 가공, 보험과 소득 안정 제도까지 함께 바뀌어야 합니다.
참다랑어를 무조건 많이 잡자는 방향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현재 많이 보인다고 해서 자원이 무한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국제적인 자원 관리 원칙을 유지하면서 실시간 어획 자료를 활용해 지역별 쿼터를 신속하게 조정하고, 불가피한 혼획 물량을 합법적으로 유통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 동해 참다랑어 풍어와 폐기 문제 한눈에 보기
| 구분 | 주요 내용 | 발생하는 문제 |
|---|---|---|
| 어획량 증가 | 수온 상승과 먹이 어종 북상으로 참다랑어 출현 증가 | 짧은 기간에 쿼터가 빠르게 소진됨 |
| 어획 쿼터 | 국가와 지역, 어업 방식별로 어획 한도 배정 | 초과 물량을 정상적으로 판매하기 어려움 |
| 정치망 어업 | 여러 어종이 설치된 그물에 함께 들어오는 방식 | 참다랑어만 선택적으로 피하기 어려움 |
| 유통과 보관 | 신속한 손질과 초저온 냉동, 전문 가공 필요 | 시설 부족 시 품질 저하와 처리 비용 증가 |
| 소비자 가격 | 가공비와 냉동비, 운송비가 판매가에 포함 | 산지 풍어가 즉각적인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음 |
| 기후 변화 | 동해 수온과 어종 분포가 장기적으로 변화 | 기존 어업과 관리 체계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함 |
• 지역별 어획량을 실시간으로 집계하고 남은 쿼터를 신속하게 재배분해야 합니다.
• 불가피한 정치망 혼획 물량을 처리할 별도의 관리 기준이 필요합니다.
• 산지에 초저온 냉동과 손질, 가공시설을 확대해 상품 가치를 유지해야 합니다.
• 변화한 수온과 어종 분포를 반영해 중장기 어업 정책을 다시 설계해야 합니다.
🔍 풍어를 폐기가 아닌 새로운 기회로 바꾸려면
동해안 참다랑어 대량 어획은 자원이 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면서 동시에 기존 관리 체계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자원 보호를 위해 어획 쿼터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예측하기 어려운 정치망 혼획과 지역별 어획 편차까지 반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어획량이 늘었다고 소비자 가격이 곧바로 내려가는 것도 아닙니다. 참다랑어를 고품질 상품으로 판매하려면 잡는 순간부터 손질, 냉동, 보관, 운송까지 전문적인 시설과 비용이 필요합니다. 산지에 처리 능력이 부족하면 비싼 물고기가 순식간에 처치하기 곤란한 물량으로 변합니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쿼터를 무조건 늘리는 것이 아니라 달라진 바다에 맞게 관리 속도와 유통 기반을 개선하는 일입니다. 참다랑어 풍어를 어민 소득과 지역 산업으로 연결하면서도 자원은 지속적으로 보호해야 합니다. 바다는 이미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제 행정과 산업이 그 변화를 따라갈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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