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민당의 독주, 평화헌법 개정은 과연 현실이 될 것인가? (동북아 정세 분석)
도쿄의 밤, 붉은 장미가 피어난 선거 상황판 202X년 7월의 어느 무더운 밤, 도쿄 나가타초(永田町)의 공기는 끈적하고 무거웠다. 10년 넘게 도쿄 특파원으로 근무해 온 나는, 선거 개표 방송이 흘러나오는 롯폰기의 한 낡은 이자카야 구석 자리에 앉아 있었다. TV 화면 속 자민당 본부의 상황판에는 당선 확정을 알리는 붉은 장미꽃(バラ)이 쉴 새 없이 꽂히고 있었다. "결국, 선을 넘었군요." 내 맞은편에 앉은 '다나카' 씨가 씁쓸한 표정으로 맥주잔을 비웠다. 그는 아사히 신문 출신의 은퇴한 정치부 기자로, 평생을 일본의 평화주의를 옹호해 온 인물이었다. 화면 하단 자막에는 '개헌 세력, 중·참의원 3분의 2 의석 확보 확실' 이라는 문구가 붉게 점멸하고 있었다. 그것은 단순한 선거 승리가 아니었다. 전후 일본을 지탱해 온 '평화헌법 9조'라는 빗장이 풀릴 수 있는 열쇠가 그들의 손에 쥐어졌음을 의미했다. "한국에서 온 김 기자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이제 일본이 다시 칼을 찰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다나카 씨의 질문에 나는 잠시 망설였다. 현장에서 느낀 일본의 공기는 이중적이었다. 정치인들은 '보통 국가'를 외치며 전쟁 가능한 나라를 꿈꾸지만, 내가 만난 대다수의 일본 젊은이들은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징병제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글쎄요. 의석수는 확보했지만, 국민들의 마음까지 확보했는지는 의문입니다. 하지만 다나카 씨, 저는 그보다 저 붉은 장미들이 동북아시아의 바다를 핏빛으로 물들이는 전조가 아니길 바랄 뿐입니다." 그때 옆 테이블에서 술에 취한 샐러리맨 무리가 환호성을 질렀다. "일본도 이제 당당해져야지! 언제까지 미국의 눈치만 보고 살 거야? 자위대도 정식 군대가 되어야 한다고!" 그들의 외침 속에 섞인 '강한 일본'에 대한 열망은 섬뜩할 정도로 뜨거웠다. 다나카 씨는 고개를 저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