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9000억 적자 G마켓 '손절'…최고의 투자가 된 이유

 

📈 이마트, 9000억 적자 G마켓 '손절'…최고의 투자가 된 이유

오랫동안 이마트의 발목을 잡았던 '아픈 손가락' G마켓. 한때는 쿠팡에 맞설 '유통 공룡'의 꿈을 안고 3조 6000억 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인수했지만, 결과는 매년 수천억 원의 적자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 하나로 이마트는 이 '돈 먹는 하마'와 사실상 이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 이별은 이마트에게 엄청난 호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적자 기업을 떼어낸 것을 넘어, '손절'이 어떻게 최고의 투자가 되었는지, 그 배경에 있는 회계적 마법과 알리익스프레스의 등판, 그리고 앞으로 이마트의 미래까지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 1. 3.6조의 꿈, G마켓 인수 잔혹사

모든 이야기의 시작은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이마트는 왜 그토록 G마켓 인수에 열을 올렸을까요?

  • 온-오프라인 통합 제국의 꿈: 신세계 그룹은 막강한 오프라인 유통 강자(이마트, 스타벅스, 백화점)였습니다. 여기에 G마켓이라는 강력한 온라인 날개를 달아, 쿠팡과 네이버가 양분하던 이커머스 시장의 확실한 '세 번째 축'이 되고자 했습니다. 고객 데이터를 통합하고, G마켓에서 주문한 상품을 이마트에서 픽업하는 등 거대한 시너지를 꿈꿨습니다.

  • 현실은 냉혹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쿠팡'이라는 강력한 경쟁자는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장악했고, '네이버'는 압도적인 플랫폼 파워를 자랑했습니다. G마켓은 이들 사이에서 뚜렷한 차별점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시너지는 미미했고, 이커머스 시장의 출혈 경쟁 속에서 G마켓의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2023년에만 G마켓은 3,21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이는 고스란히 이마트의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 결국 G마켓은 이마트에게 성장의 발판이 아닌, 실적을 갉아먹는 '돈 먹는 하마'이자 주가 하락의 주범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 2. 회계적 이별: 어떻게 9000억 적자가 사라지는가?

이마트가 G마켓을 물리적으로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회계적으로는 '완벽한 남'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이번 변화의 핵심입니다.

① 지분 매각과 관계의 변화 이마트는 보유하고 있던 G마켓의 지분 전량을 '큐텐(Qoo10)'에 매각했습니다. 대신 그 대가로 큐텐의 모회사인 '큐익스프레스(Qx Global)'의 지분 일부를 받았습니다.

  • 이전: 이마트가 G마켓의 지분 80%를 가진 '지배 주주' 였습니다.

  • 현재: 이마트는 큐텐의 '주요 주주' 중 하나일 뿐, G마켓에 대한 직접적인 지배권이 사라졌습니다.

② '연결 회계'의 마법 이 지배권의 상실이 재무제표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옵니다.

  • 연결 재무제표: 기업이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회사(종속회사)를 가지고 있을 때, 자회사의 실적(매출, 비용, 이익, 손실)을 마치 한 회사인 것처럼 모두 합산해서 공시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마트는 그동안 G마켓의 막대한 적자를 그대로 떠안아, 자신들의 재무제표에 반영해야 했습니다.

  • 지분법 회계: 이제 이마트는 G마켓에 대한 지배력이 없으므로 '연결'의 의무가 사라졌습니다. 대신 투자한 지분만큼의 손익만 재무제표에 반영하는 '지분법'을 적용받게 됩니다. 예를 들어, G마켓이 1,000억 적자를 내도 이마트는 투자 지분율만큼의 손실(예: 100억)만 '지분법 손실'이라는 항목으로 작게 기록하면 끝입니다.

💰 바로 이 지점에서 '기적'이 일어납니다. 증권가에서는 G마켓이 연결 실적에서 제외되면서, 내년 이마트의 연결 영업이익이 약 900억 원가량 자동적으로 상승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합니다. 이는 2025년 예상 영업이익의 약 12%에 해당하는 엄청난 수치입니다.


🚀 3. 알리의 등판: '손절'이 '투자'가 된 이유

만약 G마켓이 계속해서 적자를 내는 회사로 남는다면, 이마트의 이번 결정은 단순히 '손해를 끊어낸 것'에 그쳤을 겁니다. 하지만 여기에 '알리익스프레스'라는 거대한 변수가 등장하면서, 이 '손절'은 '미래를 위한 최고의 투자'로 바뀌게 됩니다.

  • 알리-큐텐 연합군의 탄생: 최근 공정위는 알리익스프레스가 큐텐에 투자하고 협력하는 내용의 기업결합을 승인했습니다. 이는 G마켓,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 등을 품은 큐텐 연합군에 알리라는 막강한 자본력과 상품 소싱 능력이 결합된다는 의미입니다.

  • 이마트에게 좋은 이유:

    1. 적자 탈출 가능성: 알리의 자본과 물류 인프라는 G마켓이 만성적인 적자 구조를 탈피하고 흑자로 전환할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습니다.

    2. 지분 가치 상승: 만약 '알리-큐텐' 연합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해 기업 가치가 폭등한다면, 이마트가 보유한 큐익스프레스의 지분 가치 또한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있습니다.

💡 즉, 이마트는 당장의 적자 부담(연결 회계)은 완전히 털어내면서, 미래에 G마켓이 성공했을 때의 과실(지분 가치 상승)은 챙길 수 있는, 매우 유리한 포지션을 차지하게 된 것입니다.


🛒 4. 이마트의 미래: 본업으로 돌아가다

G마켓이라는 큰 짐을 내려놓은 이마트는 이제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오프라인 매장 혁신: '가격파괴'를 선언하며 공격적인 최저가 정책을 펼치고, 고객들이 쇼핑 이상의 경험을 할 수 있는 '체험형, 테마형' 매장으로 리뉴얼하는 데 속도를 낼 것입니다.

  • 자회사 수익성 개선: SSG닷컴, 스타벅스(SCK컴퍼니), 조선호텔앤리조트 등 다른 자회사들의 수익성을 개선하고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할 여력이 생겼습니다.

  • 재무 건전성 확보: 재무제표가 극적으로 개선되면서 신용등급 상향 등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이는 향후 투자나 사업 확장에 큰 도움이 됩니다.


❓ 5. G마켓 손절 관련 Q&A

Q1: 그럼 이제 이마트랑 G마켓은 완전히 상관없는 회사가 된 건가요? 

A1: 아닙니다. '회계적으로' 남이 되었을 뿐, 이마트는 큐텐의 주요 주주로서 G마켓의 성과에 따라 간접적인 영향을 계속 받게 됩니다. 경영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지만, G마켓이 잘 되면 이마트의 투자 이익이 커지는 '느슨하지만 중요한' 관계는 유지됩니다.

Q2: 알리가 들어오면 G마켓은 정말 살아날 수 있을까요? 

A2: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알리의 막강한 자본력, 중국산 상품의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 물류 노하우는 분명 G마켓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다만, 기존 G마켓의 시스템과 어떻게 시너지를 낼지, 국내 판매자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Q3: 이번 일로 이마트 주가는 무조건 오르는 건가요? 

A3: 단기적으로는 매우 강력한 호재입니다. 실적 개선 효과가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주가는 결국 이마트 '본업'의 성과에 달려있습니다. 오프라인 마트 경쟁에서 얼마나 선전하는지, 다른 자회사들이 얼마나 성장하는지가 주가의 향방을 결정할 것입니다.


맺음말

이마트의 이번 G마켓 지분 매각은 재무적 부담을 덜어내는 동시에 미래 성장 가능성까지 열어둔, 말 그대로 '신의 한 수'에 가까운 전략적 결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당장의 출혈을 막고 두 다리를 뻗고 자면서, 남의 손(알리)을 빌려 투자 가치가 오르기를 기다리는 현명한 포지션을 구축했습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G마켓이라는 족쇄를 푼 이마트가 본업인 오프라인 유통에서 얼마나 강력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습니다. 이마트의 진정한 시험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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